땅콩버터 먹고 목숨 잃는 세상에서
살모넬라 균에 오염된 땅콩 버터를 잘못 섭취해 사망한 피해자가 지금까지 일곱 명으로 늘어났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해당 업체들은 지금까지 자사 제품에 대한 리콜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이미 그 확산 정도는 통제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업체들은 또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로 인해 받을 타격은 적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미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도 이들 땅콩 버터를 전량 매장에서 철수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야말로 땅콩버터로 인한 전 지구적인 소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땅콩버터 살모넬라 균의 파장이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 사람들이 살모넬라균이나 다른 대장균류 때문에 음식물이 리콜되는 것을 종종 봐 왔지만, 그 대상이 비가공품이나 반가공품이 아닌, 가공 완제품일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피넛 버터 젤리 샌드위치'는 미국에서도 간단한 점심 도시락으로 가장 많이 애용되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땅콩버터의 그 대중성과 인기 때문에 이번 살모넬라 균으로 인한 사망자 속출은 미국인들에게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는 듯 합니다.
지난 몇년간, 음식물의 오염으로 인한 리콜 조치, 소비자의 피해는 거의 매년 발생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리고 아마 이것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제가 이쪽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의 유사한 사건들과 비교해 보자면, 이번 살모넬라균 감염 땅콩버터 대략 그 원인을 다음에서 찾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첫번째는 오염된 물로 땅콩을 세척해서 이같은 감염사례가 생긴 경우입니다. 지난해 있었던 오염된 시금치와 다른 야채 파동 같은 것들이 이같은 이유로 발생했었습니다. 가축의 분뇨에 오염된 물을 야채의 세척에 사용, 생으로 먹는 야채들이 대장균에 그대로 노출된 것이지요. 그 당시에도 몇몇 애꿎은 목숨이 유명을 달리했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두번째는 푸드 프로세서, 즉 원료를 분쇄하는 대형 기계들이 살모넬라 균에 오염된 경우입니다. 이건 더 심각한 문제가 되는데, 왜냐면 땅콩을 분쇄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기계를 고기를 갈았다던지 하는 다른 목적으로 사용했다가 갑자기 전용해서 땅콩을 분쇄하는 데 썼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에 하나 이런 일이 있었다면 아마 그것은 효율성이라는 이유로 식품의 안전을 무시한 사례로 지탄받게 될 것입니다.
사실 이런 사례는 지금껏 꽤 많았습니다. 오염된 햄버거라던지, 다른 고기류의 리콜 사태를 볼 때 대부분은 푸드 프로세서의 오염으로 인한 것이 많았고, 더 심각한 문제는 어떤 푸드 프로세서에선 지난해 논란이 되어 왔던 광우병 걸린 소의 도살 및 처리 같은 일도 벌어졌다는 것이죠. 즉, 먹거리를 만드는 작업에서 '인간'이 아닌 '이윤'이, 그리고 '인간'이 아닌 '효율성'이 가장 먼저 고려될 경우,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물을 소비하는 인간에게 남는 것은 '위험'과 '병'밖에 없고, 그것은 죽음으로까지 연결된다는 사실이 섬찟하기만 합니다.
이윤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촛점을 맞추고 있는 신자유주의가 지탄받는 이유 중 하나가 위의 사례에서도 극명하게 보여집니다. 물론,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극대화로 치닫아 원래 목적인 '인간에의 먹거리 제공'이 아닌, '기업의 이윤'이 주목적의 위치를 차지해 버릴 경우, 그것은 인간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가져다 줍니다.
우리도 얼마나 '외국에서 만들어진 먹거리' 때문에 고통을 받았습니까? 멜라닌과 농약이 잔뜩 들어간 중국산의 먹거리들을 생각해봅시다. 미국산 밀가루도 미국 본국내에서 쓰는 것과는 다른 듯 합니다. 듣기로는 한국까지 그 밀가루를 '상품성'을 잃지 않고 가져가기 위해 방부제 살포는 기본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먹거리를 '사람이 섭취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이윤추구라는 목적만 가지고 바라본 결과들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극단적인 이윤 추구'는 결국 인간을 무시하게 되는 결과로 나타나고, 때로 그것은 이렇게 뜻하지 않은 개인들의 비명횡사로까지도 귀결되는 듯 하여 안타깝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먼저 우리의 인간성을 돌아봐야 하고, 이것이 '돈'이 아니라 '사람'임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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