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줌마 보다 강하다? 캐나다의 싸커맘
한국이 교육열이 쎄다는점은 내가 한국사람이라서 한국엄마 밑에서 자라서가 아니라, 내 주위에 친구들과, 친척분들의 교육열을 내가 많이 '간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주위에 보면 정말이지 하버드의대를 장학금받고 들어간다는 그 무서운 '엄친아'들도 있고 아이들을 elementary school 때부터 음악, 과외, 그리고 대학입시준비에 달달볶는, 그래서 애들이 햇볕 못보고 자란 콩나물처럼 항상 기운이 없어보이는 아이들도 엄청 많다.
한국에서 사는 아이들만 학원에서 시달리는게 아니다.
사람들은 가끔 외국에서 공부한다고 하면 널널히 사는줄 아는데 (아... 가끔 나같이 널널히 산 사람들도 있다 ㅡ ㅡ )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또 한국스타일로 학원을 다니고, 그후에 과외를 받는 학생들의 숫자는 생각보다 참 많다. 가끔 보면 뭐 그래, 저렇게들 하니까 공부는 잘하니 좋은데...
왠지 참 안쓰러워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몇년 새에 한국학원들이 많이 생겼고, 왠만한 사업보다 어떤곳은 잘되서
건물도 사고 뭐 그렇다는 이야기도 많이들었다. 한국에서도 학원붐에 예전에 일었다고 하는데,
여기도 학원붐이 (지금도 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있었다.
여러 나라의 백그라운드를 가진 친구들과 이야기하면, 물론 개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가끔 재미있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인도,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의 부모님들만큼 학교성적에 신경쓰는 분들은 없는것 같다.
신경쓰는것 뿐만이 아니라 자식에게 거는 기대가 높아서 아이들과 난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너무 신기해서 웃곤 했었다. 내 친구중 인도아이가 자기는 오늘 집에가면 95점 받아서 오늘은 그 나머지 5점이 빠져서 혼날거라고 하던데. ㅎㅎ 그 옆에있던 캐나다 아이는 75점 넘었으니 엄마가 자전거를 사주기로 했다면서 좋아했었다. ㅋㅋ
인도, 중국, 우리나라 엄마들의 공통점은 하나가 더 있다. 자식에게 거는 높은 기대와 때론 피곤하게 지나친 관심말고 - 무서운 희생정신이다. 예를들어, GOD 의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 이런 시츄에이션이라면... 우리나라 엄마들은 보통 자식을 위해서 자신은 굶으시지만... 그런데 이곳 엄마들은 이런경우라면 '오케이 그럼 let's share' 이라고 한다고 비유하면 이해가 될까?
한국 엄마들은 보통 가계에서 아이가 물건을 사달라고 하면, 자신은 안사더라도 아이를 사주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예를 들어 이곳 엄마들은 자기는 담배에, 로또에 이것저것을 사면서 아이에겐 돈이 없다며 아무것도 안사주는 경우도 참 많았다. 혼자 먹을땐 하겐다즈, 아이들을 데려오면 가장 싼 하드를 먹는걸 본적도 있다. ㅎㅎㅎㅎㅎ
(사람마다 틀린경우가 많겠지만) 자식을 사랑하는건 다 같지만 그 표현 방법이라던가 그런게 확실히 틀린것 같긴 하다.
또 등록금같은 문제도 '집을 팔아서라도 해줄게' '빚을 내서라도 해준다'는 이런표현은 한국엄마들 사이에선 흔한데, 오히려 캐나다 엄마들은 이런이야기 잘/거의 안한다고 한다. (물론 아이들도 그런건 부모님한테 요구하면 안된다 이런생각도 있고)
물론 인종을 이렇게 묶어서 이런이야기를 하는게 좀 무리이긴 하지만, 이런사람 저런사람이 모든인종속에 많지만... 한국 엄마들 (그리고 중국, 인도)의 치맛바람(?) 지나친관심(?) 희생정신(?) 이런것들은 남다른게 분명하다.
싸커맘의 필수조건 (?) : 아이 둘이상, 큰 개 한마리, 다 들어가는 밴
그러나 아줌마파워 한국엄마들의 치맛바람이 다가 아니다... 이곳엔 무적 싸커맘들이 있다.
고등학교를 다니며 내가 몇년동안 살던 곳 옆에는 커다란 잔디밭에 축구장과 야구장, 테니스코드, 그리고 달리기를 할수있는 곳이 있었다. 창밖을 내다보면 일주일에 여러번, 여자축구, 남자축구 시합이 몇시간씩 열렸다. 나이 연령도 다양해서 아주 어린 꼬마들부터 중학생정도는 되어 보이는 애들도 자기팀의 유니폼을 입고, 연습과 시합에 한창이였다. 그냥 시시한 동네 축구라기보다는 그 regional 축구 팀이였는데, 사촌동생을 위해서 알아보니 나름 웨이팅리스트도 있고, 그래서 들어가기도 힘든 팀이였다. 일주일에 몇번, 그리고 시합장소가 바뀌면 그곳에 매번 데리고 가고, 데리고 올 사람도 필요하고.
보통 한국이나 다른 동양아이들은 거의 없거나 극소수이고, 물론 다는 아니지만 대부분이 아주 오랫동안 축구를 해온것 같은 백인 아이들이다. 그리고 경기장 주변에는 낚시의자나 간의 의자까지 들고 나와서 경기를 지켜보는, 혹은 다른 아줌마와 이야기를 하는... 이곳의 싸커맘들이 있다.
몇시간씩 들판에서 모기에 뜯겨가며 아이들을 기다리는 싸커맘들은 한국 엄마들과는 치맛바람의 방법이 조금 다르다. 예를들어, 이곳 사립학교에선 부모님들의 참여를 특히나 원하는데, 이런 학부모 커미티에 활발하게 활동아면서 인맥을 넓히고, 선생님들과도 여러 활동을 통해 친해지는 분들이 이곳의 극성 엄마아빠들이다. 한국처럼 학기초에 촌지(?)나 명품 선물을 건네는것이 아니라, 학교에 그만큼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거라고 보면 되겠다. parents committee 같은 데에서 여러가지 이벤트들을 만들고, 도움을 주는데... 학교에 기부를 하기도 하고, 자선 이벤트를 열기도 하고.. 파티를 열고 관리하기도 한다.
또 재미있는점은 이곳은 극성아빠들도 참 많다는 점이다...
학교에도 많이 참여하고, 학부모 커미티 같은 곳에도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선생님을
만날때
아빠가 오는 경우도 한국보다는 참 많이 봤기도 했고. 저녁이면 하키 가방을 매고 주변에 YMCA 같은곳에 꼬마 아이와 함께 연습하러 가는 아버지들의 모습을 보면 참 보기 좋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국에선 많이 볼수 없었던 모습이니까.
한번은 여기 계시는 내 이모부가 여름내내 음악캠프를 다닌 사촌동생을 픽업하려고 6시간을 차를 몰아 픽업을 가셨다가 은근 쫄았던 적이 있다고 하셨다. 그곳을 갔더니 이모부만 6시간을 간게 아니라, 더 긴 거리를 (미국 내에서) 꼬박 운전하고 자식을 위해 온 여러 미국 아빠들의 열정에 놀라셨다고... (중간에 내가 그분이 돈이 없어서 운전하고 올수밖에 없었냐고 물었더니 그것도 아니였다고ㅎㅎㅎ)
게다가 유능한 선생님께 레슨받아야 한다며 그길로 바로 10시간을 운전해 다른 도시로 아이를 데리고 간다고 했다는... 또 아이와 아이의 배움의 기회를 위해 운전할수있는게 너무 즐겁다는 한마디에 이모부께서는 묵묵히 6시간 운전하고 돌아 오셨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자식들에게 헌신적인.. 울 이모 이모부 뺨치는 캐나다/미국 아쟈씨들도 계시다.
나는 한국엄마들에 비해선 사실 이곳의 싸커맘이 더 무섭다. 무섭다고 하기보단, 어떻게보면 내 생각엔 케네디언의 교육방침이 더 아이에게 좋은 교육이라고 보는 경우가 맞겠다.
한국엄마가 어릴때부터 영어와 수학 과외를 몇개 시킬때, 이곳 싸커맘은 아이가 뛰어다닐수 있을때부터 어떤 스포츠를 최소한 하나 제데로 시킨다. 내 생각엔, 영어와 수학 중요하지만, 어릴때부터 몸에 익힌, 그래서 어느 스포츠를 누구보다 잘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것 아이에게 참 좋은 일인것 같다.
이곳에서는 운동과 체육시간이 아이에게, 그리고 아이의 친구관계에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등학교때 그냥 한국애들이 다 받는 장학금이 아니라, 몇명 받지 못하는 나름 대단한 장학금을 받는 아이들 보면 이런 운동을 잘하는 경험이 인정되어 선발된 경우도 많았다. 게다가 결국 공부는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체력싸움이 아니던가...
한가지 더. 토론토에는 5학년때부터 gifted program이라고 그중에 IQ가 140이상이고 똑똑한 아이들이 선별되어 들어가는 프로그램이 있다 (아직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을 보면... 사실 그중 10%는 정말 특출나게 뛰어난 아이들이지만, 나머지는 그 표현처럼 그렇게 gifted는 아니고 거의 좀 적극적인 아이들이지만 대략 평범하다고 볼수있다.
단 한가지 이 친구들이 나머지 친구들보다 뛰어난점은 'communication skill', 대화능력, 자기표현의 능력 이다. 보통 이 친구들은 말을 상당히 조리있게 하고, 글에 소질이 있었고, 단어의 사용과 표현력이 참 풍부했다.. 또 뭐랄까, 다른점이 있다면 다른사람들보다 공부에서 우월하다는 자부심 혹은 자신감이 강하게 박혀 있긴 했던것 같다. 돌이켜 보면 이 아이들중 많은 아이들이 싸커맘밑에서 자란 아이들이였다.
싸커맘들이나 이곳의 많은 극성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책에 참 가깝게 지내게 하는데, 이게 내 기프티드 친구들의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다. 매일 자기전에 책을 읽어주는것도, 도서관에 책을 읽을수 있기도 전에 데리고가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정말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 도서관에는 어린이 섹션이 정말 잘 되어 있다) 어려운것도 아니고 돈드는것도 아닌데... 생각해보면 이것만큼 아이에게 좋은것은 없는것 같다.
솔직히 수학 문제 하나 더 맞는것 보다, 조리있게 발표하는 능력과 글을 잘 쓸수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건... 캐나다에 살고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거다.
물론 캐나다에 싸커맘들보다는 70점 이상 맞으면 새로운 게임기와 자전거를 사주겠다는 그런 부모님들이 더 많고... 네 인생이니까 네가 알아서 하지만, 조언이 필요하면 널 도와주겠다는 이런 보모님들도 많다. 싸커맘은 일부 소수이긴 하지만... 그들의 교육방법이나 열정은.. 내가 볼땐 한국 아줌마들을 능가할 정도다.
한국 아이들, 내 주위에도 많지만 보통 참 똑똑하다.
게다가 엄청 똑똑해서 신문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사실 난 좀 놀란다... (저런 괴물이 계속 나오는군 하고 ㅡㅡ;;;) 그런데, 대학교를 다녀보니까.. 물론 한국사람들이 똑똑하긴한데 creativity나.. 부지런한 공부 스타일이라던가, 이런점에서 솔직히 우리가 좀... 딸리는것 같긴 하다. 그리고 체력에서 월등히 밀리는 경우가 많다. 어느 경지에 올라서면 며칠을 더 집중하면서 밤샐수 있느냐에서 등수가 갈리는것 같은데... 서양애들은 정말 강했다. ㅜㅜ
주저리 주저리 글을 쓰다보니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한국 아줌마들의 적극성을 희생정신을, 그 세상에 무서울것이 없는 그 정신력을 이곳 싸커맘들의 교육방식을 배운다면.... 그 밑에서 자란 아이는 그야말로 공부잘해, 운동잘해, 성격좋아... (내가 좀 인간적이 매력이 떨어진다며 소심하게 태클거는..) 그런 "부러운" 괴물들이 나올것 같다.
그러고 보면 내 또래에 나처럼 한국인이긴 한데 이곳에서 살아서 양쪽 교육문화를 아는 사람들은.. 잘못하면 나중에 애들 고생좀 할것 같다. ㅎㅎㅎㅎㅎ 코리언 캐네디언 싸커맘 + 극성대디의 탄생은 시간문제고. 사랑과 관심을 받는 럭키한 아이인동시에...
그 아이들은 태어나보니 이것저것 다 잘해야 해서... 그야말로 '뒤질랜드'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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