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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자의 일기장

Juan2026-01-31 17:33:21조회 5496

어려서 미국에 이민 온 직후에는, 한국에서 자란 감각 그대로였다.
미국도 한국처럼 총기 소유는 불법이 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총은 위험하고, 위험은 줄어들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게 더 안정적이고 성숙한 사회인 것 같았는데, 왜 미국은 이렇게까지 총기 소유를 주장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어릴 때 친구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1:1로 대치하는 상황이 오면, 너의 첫 무브는 뭐야?”

나는 망설임 없이 “피하기”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말하고 스스로 꽤 뿌듯해했다. 죽자고 덤비는 사람을 상대로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요즘 상황을 보면서, 그때의 대답이 떠오른다.

ICE와 같은 강한 공권력을 상대로 무력으로 대응하는 시민이 나오지 않는 모습은, 이 사회가 아직은 성숙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신호처럼 보이기도 한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상황 속에서, 반격이 아니라 회피를 선택하는 것.
어쩌면 그게 지금의 최선일지도 모른다.

그건 무능이나 무지가 아니라, 선택이고 절제일 것이다.

그래서 인정하게 됐다.
미국은 구조적으로 총이 필요하다고 여겨질 수밖에 없는 면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넓은 영토, 주마다 다른 분위기, 개인의 자위권을 중요하게 여겨온 역사. 이런 배경 속에서는 총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불안에 대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아왔다는 걸 이해하게 됐다.

반면 대한민국은 다르게 흘러왔다. 강한 총기 통제와 비교적 일관된 치안 체계 속에서, 시민이 무장하지 않아도 사회가 유지되는 경험을 해왔다. 두 나라가 같은 답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미국에 살고 있고, 그래서 이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미국에서는 총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 총을 들고 싶지 않다.
힘이 힘을 부르는 방향으로 더 나아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힘은 또 다른 힘을, 총은 또 다른 총을 부르기 마련이니까.

게다가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기술이 점점 더 강해지는 세상에서, 개인이 들고 있는 총이 과연 얼마나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드론, 감시 기술, 정보 통제 같은 것들이 절대적인 힘이 되는 미래가 온다면, 총이라는 물리적 수단은 오히려 무력해질지도 모른다.

아주 먼 미래든, 혹은 예상보다 가까운 미래든,
만약 흑심을 품은 절대적인 부와 권력이 시민 위에 군림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는 총이라는 것이 단순한 문화의 문제가 아니라 대비의 문제로 논의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 정도의 사람이 총을 들게 되는 순간이라면,
그건 이미 사회가 상당히 위험한 지점까지 와 있다는 뜻일 것이다.

나는 아직 그 선을 넘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그 선을 넘지 않기를 바란다.

요즘 불안해하는 나 자신을 다잡기 위해 이런 글을 써본다.
흔들리더라도, 중심은 잃지 말자.

이민자들, 화이팅.

댓글 (18)

7us Honolulu, Hawaii, USA
알로하특파원
· 88d ago가입 3y ago
예전에 아는 동생과 총에 대해서 대화를 한적이 있는데 내가 하와이에서 총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라고 말하니 그 동생이 했던 말이 생각남. 98%의 음식을 외지에서 수입하는 하와이에서 만약 무슨일이 생겨서 2달정도 음식이 하와이로 못들어 온다면 과연 총이 없어도 살수 있을까 라는 말을 했고 나는 수긍했다. 그래도 차마 총을 사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살상력있는 강력한 air gun이 내 방 한편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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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6us Irvine, California, USA
ACH특파원
· 88d ago가입 8y ago
강도님이 대문 따는데 1~3분. 운좋게 그 소리듣고 신고한다해도 경찰 도착까지 30분. 경찰이 람보나 윤발이 아닌이상 밖에서 상황파악한다고 또 30분, 지원 부른다고 또 30분... 내가 람보래도 새벽2시 꿈나라 뛰놀다가 눈 시퍼런 강도님 만나면 어버리됨. 게다가 보통 강도님들은 나보다 체력이 좋음. 그리고 언제나 강도님들은 친구들과 같이 다님. 또한 강도님들은 내가 가진 무기보다 언제나 더 강한걸 가지고 있음. 통상 경찰이 현장 도착후 하는일은 수습과 증거수집... 즉 이미 사건은 벌어지고 난 이후라는... 지구촌 어디던 어느시대던 나와 내 가족을 지킬수있는 사람은 오직 나밖에 없다는걸 명심하시고 최선의 선택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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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ca Montreal, Quebec, Canada
wiseman특파원
· 88d ago가입 5y ago
어란애인가 아니면 역사를 모르는건가? 한국은 전쟁후 총기 통제가 가능했던 이유가 독재였음. 반대로 미국은 그 독재 막겠다고 총기 소유를 무려 헌법에 명시한거고. 군사독재에 무력 진압하니까 전라도에서 무기고 털어서 싸웠는데 그럼 그건 폭도인가 항거인가? ICE에 왜 무력 대응 안하냐고? 그게 바로 총기를 소유해야하는 이유란걸 보여줘 민주당 떨거지들의 무기단속이 멍청하다는걸 증명하기 때문임. 그리고 민주당이 집권했을때 똑같이 보수 시민들이 무력으로 시위하면 감당 못함. 한가지 더 중요한 역사적 사실은 미국은 서부 개척시대부터 무법지대가 많고 지방세력이 법 위에서 좌지우지 할때가 많았는데 그래서 연방차원에서 아주 강력한 힘을 보유해 그런 지역에 파견하곤 했었음. 그래서 서부영화에 연방 순회판사나 연방 보안관 보내면 악당들도 쪼는거임. 그들 자체도 엄청난 능력자인데 만에 하나 그들을 건드리면 연방에서 더 무서운 사람들이 떼로 몰려오기에 연방정부에서 나오면 깨갱해야지 안그러면 지금 ICE는 댈것도 아닌 사태가 남. 민주당도 나라를 통제하려면 연방의 공권력이 막강해야한다는걸 알기에 최대한 무력시위는 피하는거고 무엇보다 지들도 정권잡았을때 연방차원에서 공화당주 여론 개무시하고 지들 법령 맘대로 밀어붙힌 원죄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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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us La Mirada, California, USA
Dokebi특파원
· 88d ago가입 12y ago
미국이 총을 고집하는 이유 총문화가 서부 개척시대 옛날부터 자리잡았고 헌법에도 써 있어서 그런거임. 한국도 총소지 합법으로 한다해도 인구의 몇프로가 총을 살까나? 문화가 없어서 그런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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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4.1au Brisbane, Queensland, Australia
jae kang
· 88d ago가입 1y ago
한국은 해방 후 혼란기와 6.25 전쟁을 거치며 민간에 총기가 많았으나, 박정희 정권 당시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을 통해 민간 총기를 강력히 회수하고 통제. 이는 중앙집권적 국가 권력을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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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us La Mirada, California, USA
Dokebi특파원
· 88d ago가입 12y ago
총문화가 있었으면 국민들이 반대했거나 박정희가 허락해줬겠죠. 총문화와 헌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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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1au Brisbane, Queensland, Australia
jae kang
· 88d ago가입 1y ago
약칭 총포화약법 제정 1962년 1월 1일 법률 제835호(총포화약류단속법) 현행 2021년 1월 1일 법률 제17689호 소관 경찰청 제1조(목적) 이 법은 총포·도검·화약류·분사기·전자충격기·석궁의 제조·판매·임대·운반·소지·사용과 그 밖에 안전관리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총포·도검·화약류·분사기·전자충격기·석궁으로 인한 위험과 재해를 미리 방지함으로써 공공의 안전을 유지하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민간의 무기류를 규제하는 대한민국의 법률이다. 일명 "총안법". 총포 도검류 소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이들을 사용하여 강력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총포 · 도검류의 소지 허가를 주는 사람을 제한하고 허가를 받은 자에 대하여도 총포 · 도검류의 취급에 대해 엄격하게 정해져 이를 위반하면 처벌된다. 참고로 화약 뿐만 아니라 가스, 공기압축으로 쏘는 모든 장치도 총포법에 해당된다. 1961년 12월 13일 '총포화약류단속법'이라는 제명으로 공포되어, 1962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었으며, 1981년에 '총포·도검·화약류단속법'이라는 제명으로 전부개정되었고, 1984년에 다시 전부개정되었으며, 1989년에 개정되면서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으로 제명이 바뀌었으며, 2005년에 지금의 제명이 되었다(2016년 1월 6일 시행). 석궁도 거의 총포에 준하는 규제를 받는다. 반면 활은 적용되지 않고, 컴파운드 보우도 별 제한 없이 시판되고 있다. 한국에서 국궁이나 양궁을 레저용으로 비교적 많이 즐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법을 위반하였을 당시 계엄령이 선포된 상황이라면 계엄법에 따라 피고인은 군사법원에서 재판받게 될 수도 있다.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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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us New York, USA
WKIM
· 88d ago가입 4y ago
펜데믹때 총을 마련했지만. 그동안 애물단지라고 생각한적이 많았음... 총이있다는것을 상대방이 아는순간 총맞을 확률이 올라간다는 얘기도 사실이고.. 앞으로 총을 만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걱정이 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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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2au Brisbane, Queensland, Australia
jae kang
· 88d ago가입 1y ago
넓은 나라, 이미 총기를 많이 소지하고 있는,범죄율도 높은 나라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방어용 무기가 필요하다는 걸 인정한다. 그런데...합법총기를 소지할때 ...소지한 총기가 공권력을 만났을때 위험에 처할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것이고...취해야 하는 방법도 분명히 배웠을것이다. 체포에 순응하고 내게 합법총기가 있다는것을 알리고 일단 수거하라는 것을 고지 등 배운대로 하면 생명을 잃는 경우는 극히 드물것이다. ....라고 ....이 왓이프는 누누히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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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us Great Neck, New York, USA
coffee
· 88d ago가입 9y ago
총기 소지를 위해서 은퇴할때쯤 뉴헴셔나 메인에 가서 살고 싶음... 살짝 심각하게 고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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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1.1us Newton, Massachusetts, USA
C ㅏ
· 88d ago가입 1y ago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건데, 그런 촌구석에서 총쓸일이 머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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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us La Mirada, California, USA
Dokebi특파원
· 88d ago가입 12y ago
메쌋츄셋이나 뉴햄셔나 메인이나 다 촌구석이지 뭐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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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au Brisbane, Queensland, Australia
jae kang
· 88d ago가입 1y ago
아...필요하다잖아요... 수박이라도 쏠수도 있고....야생동물도 있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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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us Newton, Massachusetts, USA
C ㅏ
· 88d ago가입 1y ago
살면서 동부에 안와봤다고, 인증샷 날리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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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ca Montreal, Quebec, Canada
LEEDUROLv.2
· 88d ago가입 195d ago
메샤츄셋이 촌구석이라는 사람은 처음 들어봤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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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us La Mirada, California, USA
Dokebi특파원
· 88d ago가입 12y ago
뉴욕에서 초딩부터 대학 나온 사람인디 ㅋㅋ 너처럼 한국에서 막건너온 fob인줄 아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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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1ca Montreal, Quebec, Canada
LEEDUROLv.2
· 88d ago가입 195d ago
예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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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1.1us La Mirada, California, USA
Dokebi특파원
· 88d ago가입 12y ago
10년전 버지냐 살때 케벡시티도 운전하고 가봤음 11월이었는데도 죨라 추웠음. Jean Couture 밖에 떠오르지 않음 프랑스어 발음 연습한다고 쟌꼬투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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