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며
오늘 하루는 어땠냐고 물어봐 주었으면 했어
잘 견디고 있냐는 말보다
힘들었겠다는 한마디를 건네며,
내 감정을 설명하게 하지 않고
그저 그런 날도 있다고
조용히 내 옆에 앉아줄 사람이
사람은 대체로 스쳐 지나갈 것들에 이름을 붙이며 살아간다고 했어
우리는 우연을 인연이라 부르고,
조금의 다정을 영원으로 번역하며,
끝내 닿지 못할 마음을 향해
기꺼이 두 손을 내밀어
알면서도
영원은 헤아릴 수 없는 것이라
결국 아무것도 아닌 0에 가까운 것인지 모른다는 걸
그럼에도 사람은
0을 품에 안고 평생의 의미를 꿈꿔
생각해 보면
나는 늘 해로운 것들을 사랑했어
다칠 걸 알면서도 놓지 못하는 것들,
떠날 걸 알면서도 기다리게 되는 사람들
인연이 아니라도 괜찮으니까
운명 같은 게 아니어도 괜찮으니까
네가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작은 의자 하나쯤 내 안에 남겨두고 싶었어
다만 네가 지친 날이면
세상 어딘가에 너를 걱정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너무 오래 외로운 밤이면
누군가는 네 무사함을 빌고 있었다는 사실을,
문득 떠올려주면 좋겠어
영원은 없을지도 몰라
그러나 끝내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누군가의 안녕을 바라게 되는 마음,
아무 이유 없이
한 사람의 내일을 기다리게 되는 마음
어쩌면 운명을 믿는 일이 아니라,
운명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말하면서
끝내 그 사람의 이름을 포기하지 못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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